탈북민은 온 가족이 모두 모이는 명절이 되어도 가족과 만날 수 없습니다. 어쩌면 다시는 못 만날지도 모르지요.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한 탈북민의 편지를 전합니다.
만날 수 없어도
전할 수 있어요
TWR Korea 북방선교방송
아버지, 어머니!
대한민국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추석을 맞습니다. 추석에는 깨끗한 옷으로 단장하고 북녘 하늘을 향해 절하며 아버지, 어머니가 오래 사시길 기도하려고 합니다. 우리 가족이 함께 모이던 것처럼 소박하게라도 상을 차리려고요. 아침을 먹고나서는 판문각에도 가고 통일전망대에도 갈 생각입니다. 고향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보고 싶은 제 마음을 아실까요.
저에게 소중한 생명을 주신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 어머니!
더는 부모님께 효도할 수 없게 되었지만, 저는 이곳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저를 응원해 주실 것이라고 믿어요. 새로운 땅에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자식으로서 애오라지 바라는 소원이 있다면 한평생 우리를 위해 고생하신 부모님께서 부디 아프지 마시고 오래오래 살아 계셨으면 하는 바람이고, 한 가지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사랑으로 저를 낳고 키워주신 아버지, 어머니께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한 번도 해드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불효한 이 자식을 부디 용서해 주세요. 아버지, 어머니를 많이 사랑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2021. 09. 21 추석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