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가을, 한가위 명절에 민족 대이동이라 불릴 만큼 많은 사람이 가족과 친척을 만나기 위해 이동했다. 이번 명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하나의 만남이 있었다. 바로 남북정상회담이다. 그리고 그 전에 기억할 만한 만남이 또 하나 있었다.
2018년 8월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다. ‘70년 못 만남’ 끝에 겨우 한 번 만났다. 또다시 언제 만날지 모를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헤어졌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의 첫째 날인 지난 9월 18일 늦은 밤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탈북민 교회 한 성도 가족의 도강을 위해 기도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묘한 감정이 들었다.
전 세계 이목의 집중을 받으며 생중계되는 만남이 있는가 하면, 아무도 알지 못하는, 알려져서는 안 되는 만남을 위해 몰래 강을 넘는 만남이 같은 시기에 진행되고 있었다. 표면적으로 두 만남은 서로 반대편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이 둘 중 어느 만남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계획하신 만남일까?
성경에는 많은 만남이 기록되어 있다. 그중에서 아브라함과 두 천사의 만남이 있다. 나이 많아 단산한 사라가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말을 들은 사라는 비웃었다. 후에 태어난 아들의 이름이 이삭이다. 이삭이라는 이름의 뜻은 ‘웃음’이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그 아들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웃음’을 지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라에게는 천사의 말을 듣고 비웃었던 옛 생각도 함께 떠올랐을 것이다.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아들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확인하고 다시 기억하며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었으리라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를 이야기할 때 통일을 빼놓을 수 없다. 분단에서 통일로 가는 열쇠로 한때는 경제가 주목받았다. 지금은 스포츠와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다 중요하겠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생각한다. 그래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반갑고, 남북정상회담이 기쁘다. 만남은 이론이나 입장에 지배당하지 않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많은 만남 가운데 하나님과 만남이 가장 중요하다. TWR은 방송을 통해 사람들을 하나님과 만나게 하는 일을 감당하도록 부름받았다. 아직 이 귀한 만남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하나님과 만남을 매일 이어가기 원하는 지하교회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의 위로와 성장을 위해 일용할 영의 양식을 공급하는 것이다. 지금은 만날 기회가 너무도 없기에 방송으로밖에 할 수 없으나 더 많은 만남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